- 1. 제목
-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 — 회사가 돈을 못 갚는데 대표이사 개인에게 받을 수 있나요?
- 2. 질문
- “거래처 회사가 물품대금 2억 원을 주지 않고 폐업 직전입니다. 대표이사는 멀쩡히 잘 살고 있습니다. 회사가 아니라 대표이사 개인에게 청구할 수는 없나요? 주주로서도 회사 가치가 떨어진 손해를 대표이사에게 물을 수 있나요?”
- 3. 결론(직접답변)
- 일정한 경우 가능합니다.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하여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이사는 제3자에게 직접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상법 제401조). 다만 회사가 거래상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대표이사의 책임이 생기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통상의 거래에서 회사가 채무를 불이행한 것만으로는 이사의 악의·중과실에 의한 임무해태에 해당하지 않지만, 이사가 충실의무·선관의무를 위반하여 위법성이 인정되는 경우(예: 변제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 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거래하거나, 지급해야 할 돈을 다른 용도로 빼돌린 경우)에는 책임이 인정된다고 봅니다.
- 따라서 거래처 대표이사에게 청구하려면 '단순한 미지급'을 넘어 '회사가 지급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 거래를 계속하거나, 받은 돈을 다른 용도로 유용하거나, 회사 재산을 빼돌려 변제를 불가능하게 한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와 별도로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했다면 보증채무를, 회사 재산을 빼돌렸다면 사해행위취소를, 회사가 개인기업에 불과하다면 법인격 부인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030 참조).
- 주주로서의 청구는 더 제한됩니다. 이사의 횡령 등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고 그 결과 주식 가치가 떨어진 것은 '간접손해'로서 제401조로 청구할 수 없고, 회사가 이사에게 청구해야 할 문제이므로 대표소송(제403조)으로 회사의 손해를 회복시키는 길을 가야 합니다. 다만 허위 공시로 부풀려진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뒤 진상이 드러나 주가가 하락한 경우처럼 주주가 '직접' 입은 손해는 제401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 4. 판단기준
- 1) 고의 또는 중과실의 임무해태 — 단순한 채무불이행이나 경영 실패가 아니라 위법성이 인정되는 임무 위반인가.
- 2) 직접손해인가 간접손해인가 — 제3자가 직접 입은 손해인지, 회사의 손해를 통해 간접적으로 입은 손해(주주의 주식가치 하락)인지.
- 3) 인과관계 — 이사의 임무해태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가.
- 4) 이사의 지위 — 등기이사인지, 명목상 이사·감사인지(명의만 빌려준 경우도 책임), 업무집행지시자(제401조의2)인지.
- 5) 소멸시효 — 제401조 책임은 불법행위책임이 아닌 상법상 특수책임으로 10년의 시효가 적용된다.
- 5. 원칙
- 이사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그 임무를 게을리한 때에는 그 이사는 제3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상법 제401조 제1항).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같은 책임을 지며, 의사록에 이의 기재가 없는 이사는 찬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제2항, 제399조 준용). 이 책임은 제3자 보호를 위해 상법이 특별히 인정한 책임이므로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요건(위법성, 제3자에 대한 과실)을 갖추지 않아도 성립하며, 소멸시효는 민법 제766조의 3년이 아니라 10년입니다.
- 대법원은 통상의 거래에서 회사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이사의 악의·중과실에 의한 임무해태로 볼 수 없으나, 이사가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선관의무를 위반하여 위법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무해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매도인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대출금 일부만 지급한 채 나머지를 다른 용도로 쓰고 대출금도 갚지 않아 담보 부동산이 경매된 사안에서 대표이사의 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분식회계로 재무 상태를 속여 금융기관의 신용 제공을 유도한 경우, 명의만 빌려준 감사가 허위 재무제표 작성을 방치한 경우에도 제3자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제401조의 '손해'에는 제3자가 직접 입은 손해만 포함되고, 이사의 임무해태로 회사가 손해를 입고 그 결과 주주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되는 간접손해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사의 횡령으로 회사 재산이 감소하여 주식 가치가 하락한 주주는 제401조로 청구할 수 없고 대표소송으로 회사의 손해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반면 이사의 부실공시로 정상주가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에 주식을 취득한 뒤 진상이 공표되어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주주의 직접손해로서 제401조 청구가 가능합니다.
-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에게 업무집행을 지시한 자, 이사의 이름으로 직접 업무를 집행한 자,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회장·사장 등의 명칭을 사용하여 업무를 집행한 자는 그 지시·집행한 업무에 관하여 이사로 보아 제399조·제401조의 책임을 집니다(제401조의2). 법인인 지배회사도 업무집행지시자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업무집행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회사는 대표이사와 연대하여 배상책임을 집니다(제389조 제3항, 제210조).
- 6. 예외
- 단순한 경영 실패·채무불이행 — 회사가 거래 당시 지급 능력이 있었고 경영 악화로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면 대표이사의 제401조 책임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채권자는 회사에 대한 청구와 집행에 의존해야 합니다.
- 간접손해를 입은 주주 — 회사 재산 감소로 인한 주식 가치 하락은 제401조로 청구할 수 없고, 대표소송(1% 이상 주주)이나 회사 자체의 청구로 회복해야 합니다.
- 명목상 이사의 책임 — 등기만 되어 있고 실제 직무를 하지 않은 이사·감사도 직무를 전혀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임무해태이므로 책임을 면하지 못하지만, 실제 직무를 수행했으나 조직적·교묘한 분식을 발견하지 못한 정도라면 중과실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회사의 불법행위책임과의 경합 —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회사도 연대책임을 지므로(제389조 제3항, 제210조), 제3자는 회사와 대표이사 모두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 퇴임 후 — 재임 중의 임무해태로 생긴 손해에 대해서는 퇴임 후에도 책임이 계속되며, 시효는 손해 발생 시(또는 임무해태 시)부터 10년입니다.
- 7.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청구 측(채권자·주주)
- • 거래 당시 회사의 자력이 있었고 그 후 경영 악화로 미지급된 것이라면 대표이사 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
- • 주주가 회사의 손해를 통한 주식 가치 하락을 제401조로 청구하면 간접손해로 기각된다.
- • 대표이사의 '위법한 임무해태'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고 '미지급'만 주장하면 패소한다.
- • 회사에 대한 집행(채권압류 등)을 시도하지 않고 바로 대표이사에게 청구하면 법원이 회사 자력 부존재를 의심한다.
▶ 이사 측
- • 회사가 지급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 물품을 공급받거나 선급금을 받았다면 사기와 함께 제401조 책임이 인정된다.
- • 거래처에 지급해야 할 돈을 다른 용도로 쓰거나 회사 재산을 특수관계인에게 빼돌린 사실은 결정적이다.
- • 분식회계·허위 공시로 신용을 얻었다면 금융기관·투자자에 대한 책임을 진다.
- • 명목상 이사라도 직무를 전혀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임무해태이므로 '이름만 빌려줬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는다.
- 8. 행위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청구 측(채권자·주주)
- □ 거래 당시 회사의 재무 상태(결손, 자본잠식, 연체)와 대표이사가 이를 알았음을 보여주는 자료
- □ 대금 미지급 경위 — 받은 돈의 사용처,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 이동, 재산 처분 기록
- □ 회사에 대한 집행 시도와 결과(압류 불능, 무재산 증명)
- □ 주주의 경우 — 허위 공시 자료, 취득 시점·가격, 진상 공표 후 주가 자료(직접손해 입증)
- □ 이사·업무집행지시자의 지위를 보여주는 등기부·조직도·결재 기록
▶ 이사 측
- □ 거래 당시 회사의 정상적 영업·자력 자료(매출, 대출 한도, 신용등급)
- □ 경영 악화의 외부 요인(시장 변화, 주요 거래처 부도)을 보여주는 자료
- □ 받은 대금을 회사 운영에 정상적으로 사용했음을 보여주는 지출 내역
- □ 채권자가 회사의 재무 상태를 알고 거래했다는 자료(신용조회, 담보 요구)
- 9. 실무상 주의사항
- • 거래처 대표이사 개인에게 청구하려면 '언제부터 지급 능력이 없었고, 대표이사가 그것을 알면서 거래를 계속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하세요. 폐업 직전까지 발주를 계속하면서 대금을 다른 곳에 쓴 흐름이 핵심 증거입니다.
- • 제401조 청구와 함께 ① 연대보증 유무 확인, ② 회사 재산의 처분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③ 강제집행면탈·사기 고소, ④ 법인격 부인을 병행 검토하세요. 하나의 수단에만 의존하면 회수 가능성이 낮습니다.
- • 주주로서 이사의 횡령·배임으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회복하려면 제401조가 아니라 대표소송(1% 이상, 제소청구 후 30일)을 제기해야 합니다. 배상금은 회사로 들어갑니다.
- • 거래 단계에서의 예방책은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보증, 거래 한도 설정, 정기적 신용조회, 선급금에 대한 담보 확보입니다. 사후 책임 추궁보다 훨씬 확실합니다.
- • 소멸시효가 10년이므로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회사의 자력 소진과 대표이사의 재산 처분이 먼저 진행되므로 가압류를 서두르는 것이 좋습니다.
- 10. 관련법률
- • 상법 제210조(손해배상책임), 제389조(대표이사), 제399조(회사에 대한 책임), 제401조(제3자에 대한 책임), 제401조의2(업무집행지시자 등의 책임), 제403조(주주의 대표소송), 제414조(감사의 책임)
- • 민법 제162조(채권, 재산권의 소멸시효), 제406조(채권자취소권),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 • 형법 제327조(강제집행면탈), 제347조(사기)
- 11. 관련판례
- ▸ 대법원 1993. 1. 26. 선고 91다36093 판결 — 투자회사인 주주가 피투자회사 대표이사의 회사자금 횡령으로 주식가치가 하락했다며 주식인수액 상당을 대표이사와 회사에 청구한 사안. 대표이사의 악의·중과실에 의한 임무해태로 주주가 직접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제401조로 청구할 수 있으나, 횡령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고 그 결과 주주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된 것은 간접손해로서 제401조의 손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 ▸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다77743 판결 — 상장회사를 실질 경영한 이사가 자본금을 넘는 거액을 횡령하면서 주가조작·허위공시를 하여 상장이 폐지되고 주주들이 주가 하락 손해를 청구한 사안. 회사 재산 감소로 인한 주주의 손해는 간접손해로 제401조 청구가 불가하나, 부실공시로 정상주가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뒤 진상 공표로 주가가 하락한 경우는 주주의 직접손해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하면서 취득 시점과 인과관계를 심리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했다.
- ▸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6다82601 판결 — 분식된 재무제표를 믿고 은행이 회사채 지급보증을 한 뒤 손해를 입어 이사·감사를 상대로 제401조 책임을 구한 사안. 감사가 직무수행 의사 없이 도장을 맡겨 명의만 빌려준 경우는 악의·중과실에 해당하나, 결산업무를 수행했음에도 조직적·교묘한 분식을 발견하지 못한 것만으로는 중과실이 아니며, 제401조 책임의 소멸시효는 10년이라고 했다.
- ▸ 대법원 2002. 3. 29. 선고 2000다47316 판결 — 매수회사 대표이사가 매도인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정하고 대출금 일부만 지급한 채 나머지를 다른 용도로 쓰고 대출금도 갚지 않아 담보 부동산이 경매된 사안. 통상의 거래에서 회사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제401조의 악의·중과실에 해당하지 않으나, 충실의무·선관의무를 위반하여 위법성이 인정되면 임무해태에 해당한다고 하여 대표이사의 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했다.
- ▸ 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4다63354 판결 — 대기업 임원들이 자기자본 완전잠식 상태를 흑자로 분식하고 은행이 이를 토대로 기업어음을 회전매입 방식으로 계속 매입해 손해를 입은 사안. 회전매입은 기존 어음의 만기 연장에 불과하므로 분식회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제401조의 책임은 불법행위책임이 아닌 상법상 특수책임이므로 민법의 3년 단기시효가 아니라 10년의 일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했다.
- 12. 작성자
-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parkmoohyup-law.com)
- 작성일: 2026. 10. 16.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