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제목
- 계약서 없는 공사 — 구두로 시작한 공사, 대금을 받을 수 있나요?
- 2. 질문
- “지인 소개로 건축주와 말로만 합의하고 상가 인테리어 겸 증축 공사를 시작해 거의 마쳤습니다. 계약서도 견적서에 도장을 받은 것도 없습니다. 건축주가 '계약한 적 없으니 돈 못 준다'고 합니다. 받을 수 있나요? 얼마를 받을 수 있나요?”
- 3. 결론(직접답변)
- 받을 수 있습니다. 도급계약은 당사자의 합의만으로 성립하는 낙성·불요식 계약이므로 계약서가 없어도, 심지어 금액을 정하지 않았어도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약속하고 도급인이 보수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했다면 보수액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더라도 도급계약은 성립하고, 공사대금은 실제 지출 비용에 거래관행상 상당한 이윤을 더해 사후에 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건축주가 공사 착수를 알고도 막지 않고 현장을 드나들며 지시를 했다면 묵시적 합의가 인정됩니다.
- 금액은 세 단계로 정해집니다. ① 견적서·문자·통화 녹음 등으로 금액 합의가 확인되면 그 금액, ② 합의가 없으면 실제 투입 비용(자재·노무·장비)에 통상의 이윤을 더한 금액(민법 제665조·상법 제61조의 상당한 보수), ③ 공사가 완성되지 않았다면 기성고 비율에 따른 금액입니다. 건설업자는 상인이므로 보수 약정이 없어도 상법 제61조에 따라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직권으로라도 그 금액을 심리해야 합니다.
- 건설산업기본법이 도급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하도록 정하고 있지만(제22조), 이는 행정적 의무이고 서면이 없다고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다만 '누가 도급인인지'는 별도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건축허가상 건축주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할 도급인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보았으므로, 질문자는 '합의한 상대방이 그 건축주'라는 점과 '공사 내용·금액'을 증명할 자료를 지금부터 모아야 합니다. 핵심 자료는 공사 전후 사진, 자재 구입·노무비 영수증, 건축주와 주고받은 문자·카톡·녹음, 현장 지시 기록, 그리고 상대방이 일부라도 지급한 내역입니다.
- 4. 판단기준
- 1) 합의의 존재 — 공사 내용과 보수 지급에 관한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있었는가(착공을 알고도 막지 않음, 현장 지시, 일부 지급 등).
- 2) 도급인의 특정 — 합의한 상대방이 누구인지(건축주 본인, 시행사, 대리인)와 그 사람에게 계약 체결 권한이 있었는지.
- 3) 공사 내용의 특정 — 견적서·도면·사진·자재 내역으로 무엇을 얼마나 시공했는지 특정할 수 있는가.
- 4) 보수 산정 — 금액 합의가 있었는지, 없으면 투입 비용과 통상 이윤, 미완성이면 기성고 비율.
- 5) 완성 여부 — 예정된 최후 공정을 마쳤는지(완성이면 보수 전액, 미완성이면 기성고 정산).
- 5. 원칙
-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664조). 서면이나 특별한 방식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구두 합의나 행동으로 드러난 묵시적 합의로도 성립합니다. 보수는 약정한 시기에, 약정이 없으면 관습에 따라, 관습이 없으면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해야 합니다(제665조).
- 대법원은 계약서 없이 부지조성 공사를 맡긴 사안에서,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약속하고 도급인이 보수 지급의 의사를 명시적·묵시적으로 표시했다면 보수액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아도 도급계약은 성립하고, 공사대금은 실제 지출된 비용에 거래관행상 상당한 이윤을 더하여 사후에 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상인이 그 영업 범위 내에서 타인을 위하여 행위를 한 때에는 이에 대하여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상법 제61조), 건설업자가 보수 약정 없이 공사를 했더라도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그 금액을 직권으로 심리해야 합니다.
-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로서,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면 그 일치한 의사대로 확정하고, 일치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당사자로 이해했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변경도급계약서에 '○○ 외 16인'으로 기재된 것만으로 토지 공유자 전원을 도급인으로 인정하는 데 신중해야 하고, 건축법상 건축주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도급인으로서 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위임장 등 대리권 수여 자료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 건설공사의 도급계약 당사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 도급금액, 공사기간 등 계약 내용을 서면에 분명하게 적고 서명·날인하여 서로 교부·보관해야 하지만(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2항), 이는 거래의 투명성을 위한 행정적 의무로서 서면이 없다고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입니다. 다만 이를 직접 판시한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개별 사안에서는 계약 성립의 증명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 6. 예외
- 호의로 한 공사·무상 약정 — 보수를 받지 않기로 한 명시적 합의가 있었거나 친족·지인 사이의 호의 시공으로 볼 사정이 뚜렷하면 보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법 제61조의 보수청구권은 당사자의 특약으로 배제할 수 있습니다.
- 권한 없는 자와의 합의 — 건축주의 가족, 현장 관리인, 시행사 직원처럼 계약 체결 권한이 없는 사람과만 합의했다면 건축주에게 직접 청구하기 어렵고, 표현대리나 묵시적 추인(건축주가 공사를 알고 수용한 사정)을 주장해야 합니다(003 참조).
- 미완성 공사 — 예정된 최후 공정을 마치지 못했다면 보수 전액이 아니라 기성고 비율에 따른 금액만 청구할 수 있고, 기성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합니다(007 참조).
- 구두 추가 약정의 입증 실패 — 서면 계약이 있는 공사에서 별도의 구두 추가 약정을 주장하는 경우, 대법원은 그 약정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면 청구를 배척하므로 증명책임이 수급인에게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 건설업 미등록 공사 — 등록이 필요한 규모의 공사를 미등록 업자가 한 경우 계약이 당연 무효가 되지는 않지만, 행정처벌과 보수 청구 시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009 참조).
- 7.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수급인(시공자) 측
- • 공사 내용·금액에 관한 어떤 기록(견적서·문자·녹음)도 없으면 합의의 존재와 범위를 증명하기 어렵다.
- • 자재·노무 영수증을 보관하지 않았다면 상당한 보수의 산정 근거가 없어진다.
- • 합의한 상대방이 건축주가 아니라 권한 없는 사람이었다면 건축주에게 청구할 수 없을 수 있다.
- •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채 중단했다면 기성고 비율로만 청구할 수 있고 그 입증도 수급인이 해야 한다.
▶ 도급인(건축주) 측
- • 공사 착수를 알면서 막지 않고 현장을 드나들며 지시했다면 묵시적 합의가 인정된다.
- • 일부 금액을 지급했거나 '나중에 정산하자'고 한 기록은 보수 지급 의사의 증거가 된다.
- • 완성된 공사의 결과물을 사용·수익하고 있으면서 대금을 전면 거부하면 부당이득 문제도 생긴다.
- • '계약서가 없으니 무효'라는 주장은 법적으로 통하지 않는다.
- 8. 행위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수급인(시공자) 측
- □ 건축주와 주고받은 문자·카톡·이메일·통화 녹음(공사 내용·금액·착공 승낙)
- □ 견적서·내역서·도면(제출 사실과 시점을 보여주는 전송 기록)
- □ 공사 전·중·후 사진과 동영상(일자 표시), 작업일지
- □ 자재 구입 영수증·세금계산서, 인부 노무비 지급 내역, 장비 임대 내역
- □ 건축주의 일부 지급 내역, 현장 지시 메모, 제3자(인부·자재상)의 확인서
▶ 도급인(건축주) 측
- □ 공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거나 다른 사람이 의뢰했음을 보여주는 자료
- □ 합의한 금액이 수급인 주장보다 낮음을 보여주는 기록
- □ 시공 내용이 요구와 다르거나 하자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전문가 의견
- □ 무상 또는 호의 시공이었음을 보여주는 대화 기록
- 9. 실무상 주의사항
- • 지금이라도 건축주에게 공사 내용·금액을 정리한 정산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내고 회신을 받으세요. 상대방이 금액만 다투고 공사 자체는 인정하면 계약 성립은 확정됩니다.
- • 청구 금액은 '합의 금액 → 투입 비용 + 통상 이윤 → 기성고'의 순서로 주위적·예비적으로 구성하고, 투입 비용은 영수증을 공종별로 정리해 산출 근거를 만드세요. 분쟁이 커지면 법원 감정으로 공사비를 산정하게 되므로 현장 사진을 지금 최대한 확보하세요.
- • 상대방 재산(건물·예금)에 가압류를 먼저 걸고 소송(또는 지급명령)을 제기하세요. 공사대금채권은 3년의 단기시효에 걸리므로 공사 완료일부터 역산해 기한을 관리해야 합니다.
- • 앞으로는 아무리 작은 공사라도 ① 공사 범위, ② 금액과 지급 시기, ③ 공사 기간, ④ 추가공사 처리 방법을 적은 한 장짜리 계약서나 견적서에 서명을 받고, 착공 전 계약금을 받는 습관을 들이세요. 문자로 '견적서대로 진행해 주세요'라는 답을 받아 두는 것만으로도 분쟁의 대부분을 막을 수 있습니다.
- • 건축주 측은 공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면 착공 즉시 서면으로 중단을 요구하고, 의뢰했다면 금액을 다투더라도 공사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것이 소송비용을 줄이는 길입니다.
- 10. 관련법률
- • 민법 제664조(도급의 의의), 제665조(보수의 지급시기), 제668조(동전-도급인의 해제권), 제741조(부당이득의 내용)
- • 상법 제61조(상인의 보수청구권)
- •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건설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의 원칙)
- 11. 관련판례
- ▸ 대법원 2013. 5. 24. 선고 2012다112138, 112145 판결 — 토지 매수인이 부지조성 공사를 계약서 없이 맡기고 수개월간 착공을 막지 않았으며 수급인이 내역서를 여러 차례 제출한 사안. 수급인이 일의 완성을 약속하고 도급인이 보수 지급을 명시적·묵시적으로 의사표시했다면 보수액이 구체적으로 합의되지 않아도 도급계약은 성립하고, 공사대금은 실제 지출 비용에 거래관행상 상당한 이윤을 더해 사후에 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2다247422 판결 — 신축공사 변경도급계약서의 도급인란에 '○○ 외 16인'이라 기재되었으나 한 사람의 인영만 있고 이후 토지 공유자 전원이 건축주로 변경된 사안. 계약당사자는 상대방이 합리적으로 누구를 당사자로 이해했는지로 정하고 '외 ○인' 기재만으로 당사자 지위를 인정하는 데 신중해야 하며, 건축법상 건축주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도급인으로서 대금 지급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파기환송했다.
- ▸ 대법원 1994. 8. 12. 선고 93다42320 판결 — 건물 외부 석공사를 서면으로 하도급받아 일부 시공 후 중단된 수급인이 별도로 구두로 체결했다고 주장한 내부 석공사 계약에 관하여, 원심이 그 계약 체결을 인정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파기하였고, 중단된 공사의 기성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 신의칙상 기성고 상당의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 ▸ 대법원 1968. 7. 24. 선고 68다955 판결 — 상인이 소개료 약정액을 입증하지 못해 청구가 전부 기각된 사안. 상인이 영업범위 내에서 타인을 위해 행위했다면 별도 약정이 없어도 상법 제61조에 따라 상당한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직권으로라도 상당액을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 12. 작성자
-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parkmoohyup-law.com)
- 작성일: 2026. 10. 16.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