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아파트 매매계약을 하고 계약금 5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 사이 집값이 올라 매도인이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주고 계약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 집을 꼭 사고 싶은데 막을 방법이 있나요?
■ 결론
- 민법 제565조는 매매계약에서 계약금이 교부된 경우,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어느 쪽도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라면 매도인은 받은 계약금 5천만 원에 5천만 원을 더해 1억 원을 매수인에게 상환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며, 매수인이 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 해제에는 매도인의 잘못이 없으므로 별도의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해제의 효력은 매도인이 배액을 실제로 제공(현실 제공)해야 생기고, "배액을 주겠다"고 말하거나 공탁 준비만 한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 매수인이 해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행의 착수"입니다. 이행의 착수란 채무 이행행위의 일부를 하거나 이행에 필요한 전제행위를 하는 것으로,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는 것이 전형적입니다. 판례는 중도금 지급기일 전이라도 매수인이 중도금을 지급하면 원칙적으로 이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 매도인의 해약금 해제를 막을 수 있다고 하되, 매도인이 해제권을 행사하기 위해 배액상환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을 알면서 기일 전에 급히 중도금을 지급한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달리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매도인이 해제 의사를 밝히기 전에 중도금(일부라도)을 매도인 계좌로 송금하는 것이 실무상 대응이지만, 매도인이 이미 배액을 현실 제공했다면 그 이후의 중도금 지급으로는 해제를 막을 수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가 결론을 좌우하므로 송금·통지 시각의 기록이 중요합니다. 한편 계약서에 "계약금 배액상환 해제를 배제한다"는 특약이 있으면 매도인은 해제할 수 없고, "위약 시 계약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한다"는 통상의 위약금 조항은 해약금 해제를 배제하는 약정으로 보지 않습니다.
■ 판단기준
- 해약금 해제의 요건 — 계약금 교부, 이행 착수 전, 매수인은 포기·매도인은 배액의 현실 제공입니다.
- 이행의 착수 — 중도금 지급 등 이행행위의 일부 또는 전제행위를 하면 해약금 해제가 차단됩니다.
- 기일 전 중도금 지급 — 원칙적으로 이행 착수로 인정되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입니다.
- 현실 제공 — 배액을 실제로 제공해야 해제 효력이 생기며, 말로 하는 통지는 부족합니다.
- 특약의 효력 — 해약금 해제 배제 특약은 유효하고, 통상의 위약금 조항은 배제 약정이 아닙니다.
■ 원칙
- 계약금은 다른 약정이 없는 한 해약금으로 추정되어, 이행 착수 전에는 계약금 상당의 손실을 감수하고 계약에서 벗어날 자유를 양쪽 모두에게 줍니다. 이행이 시작된 뒤에는 상대방의 신뢰가 커지므로 이 자유가 사라집니다.
■ 예외
- 계약금이 약정만 되고 실제로 교부되지 않았으면 해약금 해제권 자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한 매도인이 이미 소유권이전등기 서류를 교부하는 등 스스로 이행에 착수한 경우에도 해제할 수 없습니다. 이행기 전 이행 착수를 금지하는 특약이 있으면 기일 전 중도금 지급으로 해제를 막을 수 없습니다.
■ 유·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매수인 측) 매도인의 해제 통지 전에 중도금(일부)을 송금한 기록이 있는 경우
- (매수인 측) 계약서에 해약금 해제 배제 특약이 있는 경우
- (매수인 측) 매도인이 배액을 현실 제공하지 않고 통지만 한 경우
- (매도인 측) 이행 착수 전에 배액을 계좌 송금·공탁 등으로 현실 제공한 경우
- ◇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매수인 측) 매도인의 배액 현실 제공 후에 중도금을 보낸 경우
- (매수인 측) 이행기 전 이행 금지 특약이 있는 경우
- (매도인 측) 매수인이 이미 중도금을 지급한 뒤 해제를 시도하는 경우
- (매도인 측) 배액 제공 없이 해제를 통지하고 제3자와 계약한 경우
■ 당사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 매수인 측이 준비할 증거
- 매매계약서(계약금·중도금 조항, 특약)
- 중도금 송금 내역과 시각
- 매도인의 해제 통지 기록과 시각
- 배액 제공 여부에 관한 자료(입금·공탁 기록)
- ◇ 매도인 측이 준비할 증거
- 배액 상환의 현실 제공 기록(송금·공탁)과 시각
- 해제 통지서(내용증명)
- 매수인의 이행 착수 여부에 관한 자료
- 매수인이 해제 준비를 알고 급히 중도금을 보냈다는 사정 자료
■ 실무상 주의사항
- 집값이 급등하는 시기에 계약을 지키고 싶다면 중도금 지급기일을 앞당기거나 계약 직후 중도금 일부를 지급해 이행에 착수해 두는 것이 실무상 방법입니다. 계약서에 "이행기 전 이행 가능"을 명시하면 더 안전합니다.
- 매도인의 해제 통지를 받았다면 배액이 실제로 제공되었는지 확인하십시오. 제공 전이라면 즉시 중도금을 송금하는 것이 해제를 막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 매도인 측이라면 해제하려면 통지가 아니라 배액의 현실 제공이 필요합니다. 매수인 계좌로 송금하거나 수령 거부 시 공탁하고, 그 시각을 기록하십시오.
- 해약금 해제와 별도로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제4번 글)는 요건이 다르므로 구분하십시오.
■ 관련법률
- 민법 제565조(해약금), 제398조(배상액의 예정)
- 민법 제460조(변제제공의 방법), 제487조(변제공탁의 요건)
- 민법 제544조(이행지체와 해제), 제551조(해지, 해제와 손해배상)
■ 관련판례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다256624 판결 [분양자명의변경절차이행청구] 이행의 착수는 외부에서 인식할 수 있는 채무 이행행위의 일부 또는 이행에 필요한 전제행위이고, 단순한 이행 준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이행기 전 지급이라도 원칙적으로 이행 착수가 가능하지만, 계약 내용과 당사자의 행태 등에 따라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중도금 또는 잔금의 이행기 전 지급이 해약금 해제를 차단하는지 판단하는 최신 핵심 판례입니다. 대법원-2022다256624
- 대법원 2025. 5. 1. 선고 2022다286656, [채무부존재확인·소유권이전등기] 이행기 전 이행 착수의 의미와 매도인에게도 기한의 이익이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의 판단 기준을 재확인한 판례입니다. 이행기 전 중도금 지급만으로 항상 해약금 해제가 차단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할 때 적합합니다. 대법원-2022다286656
■ 작성자
- 작성·감수: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률적 판단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