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계약 만료가 됐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줍니다. 알고 보니 집에 근저당이 잔뜩 잡혀 있었습니다. 전세사기로 고소할 수 있나요?”
■ 결론
- 보증금 미반환 자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이고, 곧바로 사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임대인이 반환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으나 매매 지연이나 다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지급이 늦어진 경우가 그렇습니다. 사기가 되려면 계약 당시에 이미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 상태였음을 알면서 이를 숨기거나 거짓으로 설명한 사정이 필요합니다 — 선순위 근저당과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을 합하면 집값을 넘는 이른바 깡통전세임을 알면서 근저당이 없다거나 곧 말소된다고 속인 경우가 전형입니다.
- 전세사기로 문제되는 유형은 몇 가지로 나뉩니다. ① 깡통전세 은폐형 — 선순위 권리관계를 속인 경우, ② 이중계약형 — 대리권 없는 자가 임대인 행세를 하거나 한 집을 여러 명과 계약한 경우, ③ 명의 대여형(이른바 바지 임대인) — 무자력자 명의로 다수 주택을 사들여 보증금을 편취하는 조직적 구조입니다. 뒤로 갈수록 조직적·계획적 성격이 강해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피해액 합계에 따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형사 고소와 별개로 보증금 회수 절차(임차권등기, 보증금반환청구소송,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이행청구)를 병행하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 판단기준
- 계약 당시 반환 능력 — 선순위 채권과 다른 임차보증금의 합계가 주택 가액을 초과했는지, 임대인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 고지 여부와 설명 내용 — 권리관계를 사실대로 알렸는지, 말소를 약속하고 이행하지 않았는지, 등기부와 다른 설명을 했는지를 봅니다.
- 계약 체결의 구조 — 명의만 빌려준 임대인, 대리권 없는 중개, 동일 물건의 중복 계약 등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 자금의 흐름 — 받은 보증금이 기존 임차인 반환에 쓰였는지, 다른 주택 매입이나 개인 용도로 흘러갔는지가 편취 의사 판단에 반영됩니다.
- 피해 규모와 조직성 — 다수 피해자와 역할 분담(명의자, 모집책, 중개인)이 확인되면 사건의 성격과 처벌 수위가 달라집니다.
■ 원칙
- 임대차는 보증금이 반환될 것을 전제로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그 전제를 무너뜨리는 권리관계를 알면서 숨긴 채 계약을 체결했다면, 이는 단순한 지급 지연이 아니라 계약의 기초를 속인 것이므로 형사의 영역으로 넘어옵니다.
■ 예외
- 임대인이 권리관계를 사실대로 고지했고 임차인도 등기부를 확인한 뒤 계약했다면, 이후 집값 하락으로 반환이 어려워졌더라도 사기로 보기 어렵습니다. 중개인의 설명 부실이 문제된 경우에는 중개인에 대한 손해배상과 공제 청구가 별도의 경로가 됩니다.
■ 유·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 검사 측에 유리하게(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계약 당시 이미 채무 초과 상태였고 이를 숨긴 사정
- 등기부상 권리관계와 다른 설명을 한 자료
- 무자력자 명의를 내세운 구조적 정황
- 동일 임대인·조직에 다수의 동종 피해가 있는 경우
- 보증금이 다른 주택 매입이나 개인 용도로 흘러간 흐름
- ◇ 변호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계약 당시 권리관계를 사실대로 고지한 자료
- 반환 재원을 마련하려 노력한 경위(매각 시도, 대출 진행)
- 시세 하락 등 계약 후의 사정 변화로 반환이 어려워진 사정
- 일부라도 반환하거나 임차권등기·이사에 협조한 태도
■ 당사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 피의자·피고인 측이 준비할 증거
- 계약 당시 고지 내용을 보여주는 자료(중개 대장, 대화 기록)
- 보증금의 사용처와 반환 노력 자료
- 주택의 시세·권리관계 변동 자료
- ◇ 고소인·피해자 측이 준비할 증거
- 임대차계약서, 보증금 송금 내역, 등기부등본(계약 당시와 현재)
- 계약 당시 임대인·중개인의 설명이 담긴 대화 기록
- 반환 요구와 응답 기록
- 동일 임대인의 다른 피해 사례에 관한 단서
■ 실무상 주의사항
- 형사 고소보다 먼저 할 것이 있습니다 — 대항력 유지(전출 금지), 임차권등기명령, 보증보험 가입 시 이행청구입니다. 회수 절차를 놓치면 형사 결과와 무관하게 손해가 확정됩니다.
- 계약 단계의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등기부 확인, 선순위 보증금 확인,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사후의 어떤 절차보다 확실합니다.
- 다수 피해가 확인되는 사안은 개별 고소보다 관련 사건으로 병합 수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자 간 정보 공유가 수사 진행에 도움이 됩니다.
■ 관련법률
- 형법 제347조(사기)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제3조의3(임차권등기명령)
- 공인중개사법 제30조(손해배상책임)
■ 관련판례
- 대전지방법원 2026. 5. 15. 선고 2025고단3011 판결
- 임대인이 다가구주택의 선순위 임대차보증금 액수를 실제보다 축소하여 고지하고, 담보대출과 선순위 보증금의 합계가 부동산의 교환가치를 초과하는 사실을 숨긴 사안에서, 법원은 임대인의 허위 고지가 임차인의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에 관한 기망행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실제 피해자가 경매절차에서 일부 또는 전부 변제받았더라도,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기망으로 보증금을 교부받은 이상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선순위 권리와 임대차보증금 전체 현황을 알리지 않거나 축소하여 고지한 행위는 임차인의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기망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대전지방법원-2025고단3011
-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6. 2. 10. 선고 2025고단7 판결
- 임대인이 등기되지 않은 선순위 임차인들의 보증금반환채무를 알리지 않고, 건물의 권리관계와 반환능력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설명하여 여러 임차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받은 사안에서 사기죄가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적극적인 허위 설명뿐 아니라 중요한 사실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은 묵비도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안에서는 계약 당시 임대인이 선순위 권리관계와 자신의 반환능력을 어떻게 인식하고 설명하였는지가 핵심입니다. 창원지방법원마산지원-2025고단7
■ 작성자
- 작성·감수: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작성일 2026. 9. 2.)
-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