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4년을 살고 나가는데 집주인이 벽지 변색과 장판 눌림을 이유로 도배·장판 비용 전액을 보증금에서 공제하겠다고 합니다. 살면서 보일러 수리비도 제가 냈는데 돌려받을 수 있나요? 관리비 정산과 장기수선충당금은 어떻게 되나요?
■ 결론
-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는 "임차인의 고의·과실로 생긴 손상"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지,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마모·노후(통상 손모)까지 새것으로 바꿔 주는 것이 아닙니다. 4년 거주에 따른 벽지의 변색, 장판의 눌림, 햇빛에 의한 바램, 못 자국 정도는 통상 손모로 평가되어 임차인이 부담하지 않는 것이 판례와 실무의 일반적 기준이며, 이런 비용은 임대인이 차임으로 회수해야 할 성질의 것입니다. 반면 벽에 낙서, 반려동물에 의한 훼손, 담배로 인한 심한 오염·냄새, 장판의 찢김·화상 자국처럼 임차인의 관리 소홀로 인한 손상은 원상회복 대상이고, 그 경우에도 새것 교체 비용 전액이 아니라 손상 부분의 보수비 또는 잔존 가치를 고려한 금액이 기준이 됩니다. 임대인은 이 금액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으나 그 손상과 금액을 임대인이 증명해야 하므로, 입주 시와 퇴거 시의 상태 사진이 결론을 좌우합니다. "퇴거 시 도배·장판 비용 임차인 부담"과 같은 특약은 통상 손모까지 임차인에게 부담시키는 범위에서는 임차인에게 불리한 약정으로 무효가 될 수 있고, 특약이 유효하려면 구체적 범위와 금액이 명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경향입니다.
- 수리비는 반대 방향입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수선 의무)를 지므로, 보일러 고장, 배관 누수, 창호 파손 등 임차인의 사용에 지장을 주는 대규모·구조적 수선은 임대인 부담이고, 임차인이 대신 지출했다면 필요비로 즉시 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보증금 반환 시 상계할 수 있습니다. 전구 교체, 수도꼭지 패킹 등 소모품과 소규모 수선은 임차인 부담이라는 것이 관행이고, 계약서에 소규모 수선 임차인 부담 특약을 두는 것은 유효합니다. 관리비는 퇴거일 기준으로 일할 정산하고,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되어 임차인이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은 소유자가 부담해야 할 것이므로 퇴거 시 임대인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관리사무소에서 납부 내역 확인서 발급). 보증금 공제를 둘러싼 분쟁은 소액인 경우가 많아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소액심판이 현실적 경로입니다. 임대인 측은 입주 시 상태를 사진과 확인서로 남기고, 공제 시 손상 부위별 사진과 견적을 제시해야 하며, 통상 손모까지 공제하면 오히려 지연이자 부담을 안게 됩니다. 결론은 손상의 원인과 정도, 입·퇴거 시 상태 기록, 특약의 문언이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 판단기준
- 원상회복의 범위 — 임차인 귀책 손상에 한하며 통상 손모(변색·마모·노후)는 제외됩니다.
- 공제액의 산정 — 손상 부위의 보수비 또는 잔존 가치 기준이며 새것 교체 전액이 아닙니다. 증명은 임대인이 합니다.
- 원상회복 특약 — 통상 손모까지 임차인 부담으로 하는 포괄 특약은 무효 가능성이 있고, 구체적 범위·금액 명시가 필요합니다.
- 수선 의무의 분담 — 구조적·대규모 수선은 임대인, 소모품·소규모 수선은 임차인이며, 임차인의 필요비는 상환 청구 대상입니다.
- 정산 항목 — 관리비 일할 정산, 장기수선충당금 임대인 반환입니다.
■ 원칙
- 임대차는 목적물을 사용하고 그 대가로 차임을 지급하는 계약이므로, 사용에 따른 자연스러운 마모는 차임에 포함된 것이고 임차인이 따로 물어 줄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임차인의 잘못으로 생긴 손상은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공평합니다.
■ 예외
- 상가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인테리어·설비를 설치한 경우에는 철거해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 원상회복이고, 판례는 임차인이 설치한 범위에 한한다고 봅니다(전 임차인 시설을 인수한 경우 그 범위가 다투어집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 면제를 약정했거나 시설을 인수하기로 한 경우에는 의무가 없습니다.
■ 유·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임차인 측) 입주 시 상태 사진이 있고 퇴거 시 손상이 통상 손모 수준인 경우
- (임차인 측) 임대인이 손상 부위·금액을 구체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
- (임차인 측) 보일러 등 대규모 수리비를 지출한 영수증과 임대인 통지 기록이 있는 경우
- (임대인 측) 입주 시 상태 확인서와 퇴거 시 손상 사진·견적이 구비된 경우
- ◇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임차인 측) 반려동물·흡연·낙서 등 명백한 귀책 손상이 있는 경우
- (임차인 측) 입주 시 상태를 기록하지 않아 손상 시점을 다투기 어려운 경우
- (임대인 측) 통상 손모까지 전액 공제해 부당 공제가 되는 경우
- (임대인 측) 포괄적 원상회복 특약만 믿고 구체적 증거가 없는 경우
■ 당사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 임차인 측이 준비할 증거
- 입주 시·퇴거 시 상태 사진·영상
- 수리비 지출 영수증과 임대인에게 수선을 요구한 기록
- 장기수선충당금 납부 확인서(관리사무소)
- 관리비 정산 내역
- ◇ 임대인 측이 준비할 증거
- 입주 시 상태 확인서와 사진
- 퇴거 시 손상 부위 사진과 보수 견적
- 원상회복 특약의 문언
- 소규모 수선 임차인 부담 특약
■ 실무상 주의사항
- 입주 첫날 집 안 전체를 사진·영상으로 기록하고 임대인에게 전송해 두십시오. 4년 뒤 분쟁에서 이 기록이 전부입니다.
- 큰 수리는 지출 전에 임대인에게 알리고 동의를 받으십시오. 통지 없이 지출하면 필요비 인정 범위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 장기수선충당금은 퇴거 시 관리사무소에서 납부 확인서를 받아 임대인에게 청구하십시오. 잊기 쉬운 항목입니다.
- 임대인 측이라면 공제는 손상 부위별 사진·견적으로 구체적으로 해야 하며, 통상 손모 공제는 부당 공제로 지연이자 부담을 낳습니다.
■ 관련법률
- 민법 제615조(차주의 원상회복의무와 철거권 — 제654조 준용), 제623조(임대인의 의무), 제626조(임차인의 상환청구권), 제652조(강행규정)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강행규정), 제14조 이하(분쟁조정위원회)
- 공동주택관리법 제30조(장기수선충당금의 적립), 시행령 제31조(장기수선충당금의 적립 등 — 소유자 부담)
■ 관련판례
- 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7다268142 판결원상회복의 범위는 계약 체결 경위, 임대 당시 상태, 임차인의 변경 내용 등을 고려해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한다.
-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별도 약정이 없다면 임차인은 자신이 임차했을 당시 상태로 반환하면 되고,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까지 철거할 의무는 없다.
■ 작성자
- 작성·감수: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의 법률적 판단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