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아둔 돈을 쓰면 무조건 횡령인가요?

■ 질문

  • “친구가 잠시 맡긴 돈을 급한 사정으로 먼저 썼다가 나중에 채워 넣었습니다. 결국 돌려줬는데도 횡령이 되나요?”

■ 결론

  • 돌려줬다는 사정만으로 횡령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하고(형법 제355조 제1항), 성립 시점은 불법영득의사가 외부로 드러난 때입니다. 맡아둔 돈을 자기 용도로 쓴 순간 이미 범죄가 완성되므로, 이후에 채워 넣은 것은 성립을 없애는 사유가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 다만 모든 사용이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가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① 보관 관계가 있었는가 — 위탁에 의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돈을 그냥 빌린 것이라면 그 돈은 이미 자기 것이 되므로 어떻게 쓰든 횡령이 아니고 채무불이행의 문제입니다. ②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가 — 타인의 재물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입니다. 사용에 대해 위탁자의 승낙이 있었거나, 언제든 즉시 반환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면 이 의사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맡긴 돈인가 빌려준 돈인가"와 "쓸 수 있는 돈이었는가"가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 판단기준

  • 보관 관계의 존부 — 위탁 관계에 기초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였는지가 첫 요건입니다. 소비대차(빌린 돈)라면 소유권이 이전되므로 횡령의 대상이 아닙니다.
  • 금전의 특정성 — 용도가 정해져 맡긴 돈인지, 단순히 계좌에 넣어 둔 돈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용도가 특정된 자금을 다른 곳에 쓴 경우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 불법영득의사의 표출 — 자기 채무 변제, 개인 소비, 은닉 등 소유자처럼 처분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단순한 반환 지연과는 구별됩니다.
  • 승낙과 권한 범위 — 위탁자가 사용을 허락했거나 일정 범위의 처분 권한을 준 경우에는 그 범위 내의 사용은 횡령이 아닙니다.
  • 반환 능력과 시기 — 언제든 반환 가능한 상태였는지, 반환 요구에 응하지 않았는지가 불법영득의사 판단의 정황이 됩니다(제26번 글).

■ 원칙

  • 횡령죄는 이미 자기 지배 아래 있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 것으로 삼는 범죄입니다. 그래서 절도처럼 남의 점유를 빼앗는 행위가 아니라, 맡겨진 신뢰를 깨뜨리는 행위가 처벌의 핵심입니다 — 위탁 관계의 존재가 이 죄의 전제인 이유입니다.

■ 예외

  • 사후에 반환하거나 채워 넣은 사정은 성립을 좌우하지 않지만 양형에서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또한 친족 사이의 횡령에는 친족상도례가 문제될 수 있으나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실무가 변동되었으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제28번 글).

■ 유·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 검사 측에 유리하게(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용도가 특정된 자금을 전혀 다른 곳에 사용한 흐름
  • 반환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거나 회피한 경위
  • 사용 사실을 숨기거나 장부·기록을 조작한 정황
  • 반환할 자력이 없는 상태에서 소비한 사정
  • 반복적으로 인출·사용한 이력
  • ◇ 변호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금전의 성격이 위탁이 아니라 대여였음을 보여주는 자료
  • 위탁자의 승낙이나 사용 권한이 있었다는 정황
  • 언제든 반환 가능한 자력이 유지되었다는 자료
  • 즉시 반환하거나 자발적으로 채워 넣은 이력
  • 사용 사실을 위탁자에게 알린 기록

■ 당사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 피의자·피고인 측이 준비할 증거
  • 금전의 성격을 보여주는 자료(차용증, 대화 기록, 이체 메모)
  • 승낙·권한 범위에 관한 대화 기록
  • 반환 내역과 당시 자력을 보여주는 계좌 자료
  • ◇ 고소인·피해자 측이 준비할 증거
  • 위탁 사실과 용도를 보여주는 자료(대화, 계약, 이체 내역)
  • 반환 요구와 응답 기록
  • 자금이 다른 용도로 사용된 단서

■ 실무상 주의사항

  • 돈을 맡길 때는 용도와 반환 시기를 문자로라도 남겨 두십시오. 이 기록 하나가 이후 위탁인지 대여인지를 가릅니다.
  • 보관 중인 자금을 부득이 사용해야 한다면 반드시 위탁자의 승낙을 받고 기록을 남기십시오. 사후에 채워 넣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 피의자 입장이라면 금전의 성격을 다투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방어입니다. 대여였다면 애초에 횡령의 대상이 아닙니다.

■ 관련법률

  •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
  • 형법 제356조(업무상횡령)
  • 민법 제598조(소비대차), 제693조(임치)

■ 관련판례

  •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 판단 기준과 사후 반환이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 — 사건번호 확인 필요, 게시 전 대조(제3부 반영)

■ 작성자

  • 작성·감수: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작성일 2026. 9. 2.)
  •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 근거

  • 형법 제355조 제1항
  • 형법 제356조
  • 민법 제59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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