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제목
- 영업비밀과 퇴직 임원 — 퇴직한 임원이 자료를 들고 경쟁사로 갔습니다
- 2. 질문
- “기술이사가 퇴직하면서 설계 도면과 거래처 단가표를 개인 메일로 보내 놓고 경쟁사 임원으로 갔습니다. 경업금지 약정은 없습니다. 자료 사용을 막고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반대로 제가 퇴직 임원이라면 어디까지 조심해야 하나요?”
- 3. 결론(직접답변)
- 막을 수 있고 책임도 물을 수 있지만, 두 가지 요건이 핵심입니다. 첫째, 그 자료가 '영업비밀'인지입니다. 공개되어 있지 않고(비공지성), 경제적 가치가 있으며(경제적 유용성), 회사가 비밀로 관리했어야(비밀관리성)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의 보호를 받습니다. 2019년 개정으로 '합리적 노력'까지는 요구되지 않지만, 비밀 표시·접근 제한·비밀유지 서약 같은 관리 조치가 전혀 없었다면 보호받지 못합니다. 영업비밀이면 침해금지·예방청구(가처분 포함), 손해배상(고의 침해 시 최대 5배의 징벌적 배상),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 둘째, 형사적으로는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무단 반출하면 업무상배임죄가 됩니다. 재직 중 자료를 외부로 보낸 시점에 배임이 기수가 되고, 적법하게 가지고 있던 자료를 퇴직 시 반환·폐기하지 않아도 퇴직 시점에 기수가 됩니다. 다만 특허로 공개되었거나 시판 제품의 역설계로 쉽게 얻을 수 있고 회사가 관리하지 않은 정보는 주요 자산이 아니어서 배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설계 도면과 거래처 단가표는 관리만 되어 있었다면 대체로 영업비밀 또는 주요 자산에 해당합니다.
- 경업금지 약정이 없어도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전직금지를 구할 수 있지만, 그 기간은 정보의 가치·독자개발 소요기간·직업선택의 자유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정해지고 퇴직 시점부터 기산되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퇴직 임원 입장에서는 ① 재직 중 취득한 자료를 모두 반환·삭제하고 그 사실을 서면으로 남기며, ② 경쟁사에서 전 회사의 구체적 정보(도면·단가·고객 리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③ 일반적 지식·경험·기술은 사용해도 된다는 경계를 지키는 것이 안전합니다.
- 4. 판단기준
- 1) 영업비밀 요건 — 비공지성(공개·역설계 가능 여부), 경제적 유용성, 비밀관리성(표시·접근 제한·서약 등 관리 조치).
- 2) 영업상 주요한 자산 — 영업비밀이 아니라도 회사가 상당한 시간·비용을 들여 만들고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자료인지.
- 3) 반출·사용의 태양 — 재직 중 무단 반출인지, 적법 보유 자료의 미반환인지, 퇴직 후 사용인지(배임 기수 시점과 공범 성립 여부가 달라짐).
- 4) 전직금지의 범위 — 약정 유무, 약정이 있다면 기간·지역·직종·대가의 합리성, 약정이 없다면 영업비밀 보호에 필요한 기간.
- 5) 손해와 이득 — 침해로 인한 손해액 산정(침해자의 이익, 사용료 상당액), 고의 침해 여부(징벌적 배상).
- 5. 원칙
-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합니다(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2019년 개정으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에서 '비밀로 관리된'으로 완화되었으나, 대법원은 비밀관리성이 인정되려면 비밀 표시·접근 제한·비밀준수의무 부과 등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상태여야 한다고 봅니다. 계약관계 등으로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자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공개하는 것은 침해행위입니다(제2조 제3호 라목).
- 영업비밀 보유자는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 대해 침해의 금지·예방을 청구할 수 있고(제10조), 고의·과실로 침해한 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제11조), 고의적 침해에 대해서는 손해의 5배 이내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제14조의2 제6항 — 2024년 개정, 게시 전 조문 대조). 침해자의 이익액이나 사용료 상당액을 손해로 추정하는 규정(제14조의2)이 있습니다. 영업비밀을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취득·사용·누설하면 형사처벌되고 국외 유출은 가중됩니다(제18조).
- 전직금지 약정이 없더라도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제10조에 따라 전직금지를 구할 수 있고, 그 기간은 영업비밀의 내용·취득에 든 비용·독자개발이나 역설계에 걸리는 기간·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고려해 정하며, 퇴직 후 신청하는 경우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퇴직 시점입니다. 전직금지 약정이 있는 경우 그 유효성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지위, 제한의 기간·지역·직종, 대가 제공 여부,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을 종합하여 판단하고, 과도한 제한은 민법 제103조에 따라 무효입니다.
-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한 권한 없이 반출하면 반출 시에, 적법하게 반출했더라도 퇴직 시 반환·폐기하지 않으면 퇴직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됩니다. 퇴직 후 그 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더 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행위가 아니므로 별도의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고 이에 가담한 제3자(경쟁사)도 배임의 공범이 되지 않으며, 이 경우 영업비밀 침해죄로 규율됩니다. 특허공보로 공개되었거나 시판 제품의 통상적 역설계로 쉽게 얻을 수 있고 회사가 비밀관리 조치를 하지 않은 정보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 아닙니다.
- 6. 예외
- 비밀관리성 부재 — 회사가 정보에 비밀 표시를 하지 않고 접근을 제한하지 않았으며 직원들에게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영업비밀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거래 상대방이 회사의 정보 관리를 알고도 이의 없이 접근 정보를 공유한 경우 비밀관리성이 부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 공개된 정보 — 특허공보, 제품 카탈로그, 업계에 알려진 거래처 명단처럼 공개되었거나 역설계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영업비밀도 영업상 주요 자산도 아닙니다.
- 일반적 지식·경험 — 근로자가 업무를 통해 체득한 일반적 지식·기술·경험은 영업비밀이 아니며 퇴직 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퇴직 후 사용과 배임 — 퇴직 후 자료를 사용한 행위 자체는 배임이 아니고, 경쟁사가 퇴직자의 자료를 받아 사용한 것도 배임의 공범이 되지 않으므로, 이 경우 영업비밀 침해죄(또는 부정경쟁행위)로 접근해야 합니다.
- 보호기간 경과 — 영업비밀의 보호기간(독자개발·역설계에 필요한 기간)이 이미 지났다면 전직금지 가처분은 기각되고 손해배상만 문제됩니다.
- 7.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회사 측
- • 비밀 표시·접근 제한·서약서가 없으면 영업비밀성이 부정되고 배임의 '주요 자산' 인정도 어렵다.
- • 퇴직 후 상당 기간이 지나 가처분을 신청하면 보호기간 경과로 기각된다.
- • 자료가 이미 특허 등으로 공개되었거나 역설계가 쉬우면 보호받지 못한다.
- • 경업금지 약정이 있어도 대가 없이 장기간 광범위하게 제한한 것이면 무효가 된다.
▶ 퇴직 임원 측
- • 재직 중 개인 메일·외장 저장장치로 자료를 보낸 로그 기록은 무단 반출의 직접 증거다.
- • 퇴직 시 자료를 반환·삭제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배임이 성립한다.
- • 경쟁사에서 전 회사의 도면·단가·고객 정보를 그대로 사용한 흔적은 영업비밀 침해죄와 징벌적 배상으로 이어진다.
- • 이사 재직 중의 준비행위(거래처 빼내기)는 경업금지 위반과 충실의무 위반이 된다.
- 8. 행위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회사 측
- □ 비밀관리 조치 자료 — 비밀 등급 표시, 접근 권한 설정, 보안 규정, 비밀유지 서약서·근로계약서
- □ 반출 기록 — 이메일 전송 로그, 저장장치 접속 기록, 클라우드 업로드 기록(디지털 포렌식)
- □ 자료의 경제적 가치 — 개발 비용·기간, 거래처 단가표의 수익 기여도
- □ 경쟁사에서의 사용 정황 — 유사 제품·견적, 거래처 이탈 시점, 경쟁사 채용 공고·조직도
- □ 퇴직 시 자료 반환 요구와 미이행 기록
▶ 퇴직 임원 측
- □ 회사에 비밀관리 조치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자료(공유 폴더 개방, 서약서 부존재)
- □ 해당 정보가 공개되어 있거나 역설계 가능함을 보여주는 자료(특허공보, 카탈로그)
- □ 퇴직 시 자료를 반환·삭제했다는 확인서·기록
- □ 경쟁사에서의 업무가 전 회사 정보와 무관함을 보여주는 자료
- 9. 실무상 주의사항
- • 회사는 평소에 ① 핵심 정보에 비밀 등급을 표시하고, ② 접근 권한을 제한하며, ③ 임직원에게 비밀유지·자료반환 서약을 받고, ④ 퇴직 시 반환 확인 절차를 두세요. 이 네 가지가 없으면 유출이 생겨도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 • 유출을 발견하면 즉시 디지털 포렌식으로 반출 기록을 보존하고, 영업비밀 침해금지·전직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세요. 전직금지 기간은 퇴직 시점부터 기산되므로 지체하면 실익이 사라집니다.
- • 형사 고소는 재직 중 반출·퇴직 시 미반환에 대해서는 업무상배임, 퇴직 후 사용·경쟁사의 사용에 대해서는 영업비밀 침해죄로 구성해야 합니다. 경쟁사를 배임 공범으로 고소하면 법리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 • 퇴직 임원은 퇴직 전에 회사 자료를 모두 반환하고 개인 기기·메일·클라우드에서 삭제한 뒤 그 사실을 서면으로 확인받으세요. 경쟁사에서는 전 회사의 구체적 자료를 쓰지 말고, 일반적 경험과 지식만 활용하세요.
- • 임원 선임 시 경업금지·비밀유지 약정을 맺되 기간(통상 1~2년)·지역·업종을 합리적으로 정하고 대가(보상금 또는 보수에 반영)를 명시해야 유효합니다.
- 10. 관련법률
- •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제10조(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한 금지청구권 등), 제11조(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제14조의2(손해액의 추정 등), 제18조(벌칙)
- •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제382조의4(이사의 비밀유지의무), 제397조(경업금지)
- •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 •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 •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14조(산업기술의 유출 및 침해행위 금지)
- 11. 관련판례
- ▸ 대법원 2003. 7. 16. 자 2002마4380 결정 — 대기업 연구원이 영업비밀 취급 업무에서 이탈한 뒤 퇴직하고 경쟁사로 전직한 사안. 전직금지 약정이 없어도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전직금지를 구할 수 있고, 보호기간은 정보의 내용·취득 비용·독자개발이나 역설계 소요기간·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고려해 정하며, 퇴직 후 신청 시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퇴직 시점이라고 하면서도 보호기간이 이미 지나 기각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 ▸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 부장급 직원이 퇴직 후 2년간 경쟁사 취업 금지 약정을 하고도 퇴직 2개월 뒤 경쟁 회사를 설립한 사안.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지위, 제한 기간·지역·직종, 대가 제공 여부,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을 종합해 판단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2년간 생계를 제한하는 약정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라고 보았다.
- ▸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 — 직원이 퇴사하면서 회사 파일을 반환·폐기하지 않고 1년 뒤 경쟁사에서 사용하고 경쟁사 대표가 이에 가담한 사안. 재직 중 무단 반출은 반출 시, 적법하게 반출한 자료를 반환·폐기하지 않으면 퇴사 시 업무상배임이 기수가 되며, 퇴사 후의 사용은 더 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어서 별도의 배임죄가 되지 않고 이에 가담한 제3자도 공범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 ▸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8도4794 판결 — 의료장비 제조사의 직원이 퇴사 무렵 부품 데이터·기술문서·작업표준서를 개인 웹하드에 업로드한 사안. 반출 자료가 영업비밀이 아니어도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면 업무상배임이 되나, 이미 특허공보로 공개되고 시판 제품의 통상적 역설계로 쉽게 얻을 수 있으며 회사가 비밀관리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정보는 주요 자산으로 볼 수 없다며 유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 ▸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7도13791 판결 — 주류회사가 구축한 전산시스템에 도매점장들이 입력한 거래처·매출 정보를 회사 직원들이 활용한 사안. 비밀관리성은 비밀 표지·접근 제한·비밀준수의무 부과 등으로 비밀관리 상태가 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해야 하며, 도매점장들이 회사의 정보 관리를 알고도 이의 없이 접속 정보까지 알려준 사정 등에 비추어 비밀관리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유죄를 파기했다.
- ▸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다16191 판결 — 독점수입사의 대표이사가 자녀들과 함께 지분을 보유한 회사를 설립해 같은 제품을 수입·판매하게 하고 그 회사가 사업부문을 거액에 양도한 주주대표소송 사안. 이사가 경업회사의 지배주주로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경우에도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빼앗긴 사업기회의 가치 상당액도 손해로 산정해야 한다며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했다.
- 12. 작성자
-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parkmoohyup-law.com)
- 작성일: 2026. 10. 16.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