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제목
- 경영진의 배임·횡령 — 어디까지가 경영 판단이고 어디부터 범죄인가요?
- 2. 질문
- “대표이사인 제가 어려운 계열사에 회사 자금을 빌려줬고, 법인카드로 거래처 접대와 일부 개인 경비를 썼으며, 급할 때 회사 돈을 가지급금으로 가져다 쓰고 나중에 갚았습니다. 소수주주가 배임·횡령으로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어디까지가 범죄인가요?”
- 3. 결론(직접답변)
- 세 가지가 각각 다르게 평가됩니다. 첫째, 계열사 자금 지원은 '경영 판단'과 '배임'의 경계에 있습니다. 대법원은 기업경영에 위험이 내재하므로 결정의 경위·동기·내용·회사 상황·손익의 개연성을 종합해 손해 발생의 인식(미필적 인식 포함)이 있어야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고, 결과적 손해나 주의의무 소홀만으로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계열사 지원은 ① 계열사들이 자본·영업상 실질적으로 결합되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관계인지, ②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지, ③ 지원 대상과 규모가 객관적·합리적으로 결정되었는지, ④ 정상적·합법적 방법인지, ⑤ 상응하는 보상을 기대할 수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담보 없이 상환 능력 없는 계열사에 거액을 보낸 것이라면 배임 위험이 큽니다.
- 둘째, 법인카드의 개인 사용은 업무상배임(판례상 횡령이 아닌 배임으로 구성)이고, 금액이 적어도 범죄는 성립합니다. 다만 거래처 접대 등 업무 관련 지출은 문제되지 않으므로 사용 내역을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셋째, 회사 돈을 가지급금으로 가져다 쓴 것은 이사회 승인과 이자 약정 없이 개인 용도로 썼다면 인출 시점에 횡령이 기수가 되고, 나중에 갚았더라도 범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며 양형 사유가 될 뿐입니다. 회사에 대한 가수금 채권이 있다는 사정도 횡령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 1인회사·가족회사라서 주주들이 모두 양해했다는 사정은 변명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법인격이므로 1인 주주 겸 대표이사라도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쓰면 횡령이고, 주주총회·이사회 결의가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할 일은 자금 흐름을 항목별로 정리해 업무 관련성을 소명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나누고, 개인 용도 부분은 즉시 변제·정산하며, 계열사 지원은 당시 의사결정 자료(이사회 의사록, 검토 보고서)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 4. 판단기준
- 1) 배임의 고의 — 손해 발생의 인식과 임무위배의 인식이 있었는지,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위 내였는지.
- 2) 계열사 지원의 정당성 — 공동이익 관계, 특정인 이익 배제, 객관적·합리적 지원 결정, 정상적 방법, 보상 기대의 다섯 요소.
- 3) 자금 사용의 용도 — 회사 업무와 관련된 지출인지, 개인 용도인지, 증빙으로 구분되는지.
- 4) 불법영득의사 — 회사 자금을 자기 소유처럼 처분했는지, 승인·이자 약정·상환 계획이 있는 적법한 대여였는지.
- 5) 손해의 발생 — 실제 손해 또는 손해 발생의 구체적 위험이 있었는지(배임 기수·미수의 구별), 이득액(특경법 가중 기준 5억·50억 원).
- 5. 원칙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배임죄가 성립하고(형법 제355조 제2항),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면 업무상배임죄(제356조)로 가중됩니다. 대법원은 경영상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므로, 경영자가 개인적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했는데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한 경우까지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면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므로, 문제된 경영상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 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 발생과 이익 획득의 개연성 등을 종합하여 고의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기업집단 내 계열회사 지원이 배임인지에 관해 대법원은 계열회사들이 자본·영업상 실질적 결합관계에서 공동이익과 시너지를 추구하는 관계인지, 지원이 특정인·특정회사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지, 지원 대상·규모가 객관적·합리적으로 결정되었는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인지, 지원에 상응하는 보상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종합하여 합리적 경영판단의 재량 범위 내라면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채무상환능력이 불확실한 관계회사에 담보 없이 거액을 지원한 것은 임무해태로 평가됩니다.
- 회사 자금을 보관하는 대표이사가 이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하고, 1인회사라도 행위자와 회사는 별개의 인격이므로 주주총회·이사회 결의 유무와 관계없이 횡령이며, 인출·처분 시점에 기수가 되어 사후에 반환하거나 회사에 가수금 채권이 있더라도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되지 않습니다. 법인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더라도 장부상 분식이나 법인 운영자금 조달 수단이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지만, 개인적 착복 목적이면 조성행위 자체로 횡령이 됩니다.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은 업무상배임에 해당합니다.
- 배임죄는 본인에게 현실적 손해를 가하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때 기수가 됩니다. 2017년 전원합의체는 대표권 남용으로 회사 명의 어음을 발행한 사안에서 그 행위가 무효이면 실제 이행 등이 없는 한 미수에 그치고, 유효하면 채무 부담만으로 기수이며, 무효인 어음도 제3자에게 유통되면 기수라고 하여 종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가중처벌되며(5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 — 게시 전 법정형 대조), 이득액 산정은 실제 취득한 이익이 아니라 배임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 6. 예외
- 경영판단으로 보호되는 경우 — 개인적 이해관계 없이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검토된 계획에 따라 투자하고 재정 부담이 크지 않았던 경우, 적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신주를 인수했더라도 배임의 고의가 부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 적법한 대여·가지급금 — 이사회(소규모회사는 주주총회) 승인, 이자 약정, 상환 계획을 갖춘 대여는 횡령이 아닙니다. 다만 세법상 가지급금 인정이자·상여처분 문제는 남습니다.
- 업무 관련 지출 — 거래처 접대비, 출장비 등 업무 관련성이 증빙으로 확인되는 지출은 배임·횡령이 아니며, 증빙이 부족하다는 것만으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 운영자금 목적의 비자금 — 법인 운영에 쓰기 위해 장부 외 자금을 조성한 것은 그 자체로 횡령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하면 그 시점에 횡령이 됩니다.
- 손해가 없는 경우 — 거래가 무효여서 회사에 실질적 손해나 구체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배임 미수에 그치고, 미수도 처벌되지만 형이 감경될 수 있습니다.
- 7. 불리하게 작용하는 사정
▶ 고소인(회사·주주) 측
- • 계열사 지원이 이사회 결의와 검토 자료를 거쳐 이루어졌고 보상 기대가 있었다면 경영판단으로 평가되어 무혐의가 된다.
- • 손해액·이득액을 특정하지 못하고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수준의 고소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 • 고소인 자신도 같은 방식의 자금 사용을 묵인·공유했다면 공범 또는 신빙성 문제가 생긴다.
- • 자금 사용의 용도를 구분할 장부·증빙이 없으면 업무 관련성이 다투어진다.
▶ 피의자(경영진) 측
- • 담보 없이 상환 능력 없는 계열사에 거액을 보낸 기록은 손해 발생 인식의 증거가 된다.
- • 법인카드 개인 사용 내역, 가지급금의 개인 용도 사용은 금액이 적어도 범죄가 성립한다.
- • 사후 반환은 범죄 성립을 막지 못하고 양형 사유일 뿐이다.
- • 1인회사·주주 전원 동의는 횡령·배임의 변명이 되지 않는다.
- 8. 행위자별 증거 체크리스트
▶ 고소인(회사·주주) 측
- □ 회사 계좌 거래내역과 계열사 송금 자료, 계열사의 재무 상태(상환 능력 부존재)
- □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개인 용도 지출의 특정(일시·장소·금액)
- □ 가지급금 장부, 승인·이자 약정의 부존재, 개인 용도 사용 자료
- □ 이사회 의사록(검토 부재, 결의 부존재), 실무진의 반대 의견 기록
- □ 손해액·이득액 산정 자료(회수 불능액, 지원금 규모)
▶ 피의자(경영진) 측
- □ 계열사 지원의 경영상 필요성·공동이익·보상 기대를 보여주는 검토 보고서·이사회 의사록
- □ 지원 조건(이자, 담보, 상환 계획)과 실제 회수 내역
- □ 법인카드 지출의 업무 관련성 증빙(거래처명, 접대 목적, 출장 기록)
- □ 가지급금의 승인·이자 약정·상환 기록, 회계 처리 자료
- □ 개인적 이해관계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자료
- 9. 실무상 주의사항
- • 계열사 지원은 반드시 이사회 결의 전에 지원 대상의 재무 상태, 지원 규모의 적정성, 담보·이자 조건, 회사가 얻을 구체적 이익(공동 구매, 거래 유지 등)을 검토한 보고서를 남기고, 가능하면 담보를 확보하세요. '그룹 전체를 위해서'라는 막연한 이유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 • 법인카드는 업무용으로만 쓰고 사용 즉시 용도·상대방을 기록하세요. 개인 지출이 섞였다면 발견 즉시 회사에 변제하고 회계 처리를 바로잡으세요.
- • 회사 돈이 급히 필요하면 가지급금이 아니라 이사회(소규모회사는 주주총회) 승인과 이자 약정을 갖춘 대여로 처리하고 상환 일정을 지키세요. 승인 없는 인출은 그 시점에 횡령이 됩니다.
- • 고소를 당했거나 예상된다면 자금 흐름을 항목별로 정리해 업무 관련성을 소명할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소명이 어려운 부분은 변제·정산하여 피해 회복 정황을 만드세요. 피해 회복은 양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 • 주주 측은 고소 전에 회계장부 열람으로 자금 흐름을 확보해 손해액을 특정하고, 민사 대표소송과 형사 고소의 순서·병행을 설계하세요.
- 10. 관련법률
- •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제359조(미수범)
-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 •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제393조(이사회의 권한), 제398조(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 제399조(회사에 대한 책임)
- • 법인세법 제28조(지급이자의 손금불산입), 제52조(부당행위계산의 부인), 제67조(소득처분)
- 11. 관련판례
-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 보증보험회사 대표이사들이 실무진의 반대에도 대기업 회사채의 지급보증을 인수한 사안. 기업경영에는 위험이 내재하므로 판단의 경위·동기·내용·회사 상황·손익의 개연성 등을 종합해 손해 발생의 인식(미필적 포함)이 있어야만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고, 결과적 손해나 주의의무 소홀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며 유죄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 ▸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7도10415 판결 — 회사 임원들이 부실회사 인수 시 이미 검토된 투자계획에 따라 유상증자에 참여해 적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신주를 인수한 사안. 사적 이해관계가 없고 이사회 결의를 거쳤으며 재정 부담이 크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경영판단에 따른 행위로서 배임의 고의·임무위배를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유죄 원심을 파기했다.
- ▸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5도12633 판결 — 그룹 회장이 계열사 간 통합구매·외상판매·거액의 무담보 자금대여 등을 주도한 사안. 계열사 지원이 배임인지는 자본·영업상 실질적 결합과 공동이익 추구 관계, 특정인 이익 목적 여부, 지원 대상·규모의 객관적·합리적 결정, 정상적·합법적 방법, 상응하는 보상의 기대 가능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며, 합리적 경영판단의 범위 내라면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일부 유죄를 파기환송했다.
- ▸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 대표이사가 자신이 함께 대표를 맡은 다른 회사의 대출채무 담보로 회사 명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사안. 대표권 남용으로 행위가 무효이면 실질적 손해가 없는 한 배임 미수에 그치고, 약속어음은 무효라도 제3자에게 유통되면 기수가 된다고 판시하여 어음 발행 시 바로 기수로 본 종전 판례를 변경했다.
- ▸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11015 판결 — 금융기관의 실질 운영자 등이 고객 예탁금을 부외거래로 처리한 사안. 법인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도 장부상 분식이나 법인 운영자금 조달 수단이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지만, 법인과 무관하게 개인적 착복 목적으로 조성하면 조성행위 자체로 횡령이 된다고 했다.
- ▸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5도741 판결 — 상가 분양회사의 1인 주주 겸 대표이사가 수천 명의 수분양자로부터 받은 거액의 분양대금을 이사회 결의 없이 개인 채무 변제, 타 업체 지분 취득, 제3자 증여·대여 등에 쓴 사안. 회사는 주주와 독립된 권리주체이므로 1인회사라도 회사 자금을 업무와 무관한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 주주총회·이사회 결의 유무와 관계없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했다.
- ▸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도8095 판결 — 판공비 지출용 법인신용카드로 업무와 무관한 개인 지출을 결제한 사안.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은 업무상횡령죄가 아니라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하지만, 두 죄가 신임관계를 기초로 한 동일 죄질의 재산범죄로 법정형도 같아 횡령으로 처벌한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 12. 작성자
- 박무협 법률문제연구소 (parkmoohyup-law.com)
- 작성일: 2026. 10. 16.
-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의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